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이 영화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시리즈에 오래 애정을 가져온 데다, 62세의 톰 크루즈가 온몸을 던지는 걸 보면서 어떻게 냉정해질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번 리뷰는 팬의 시선과 분석적 시선을 최대한 같이 가져가 보려 했습니다.
30년짜리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구조적 완성도
파이널 레코닝은 전작 데드 레코닝 파트 1의 직결 구조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직결 구조란 전편의 클리프행어, 즉 결말을 열린 채로 두고 이번 편이 그대로 이어받는 방식을 말합니다. 덕분에 전편을 보지 않으면 초반 흐름을 따라가기 다소 버거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전작보다 이 영화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던 이유는 명확합니다. 플롯이 압축적이고 방향이 뚜렷해졌다는 점입니다.
전작은 사실 열쇠 월드투어에 가까웠습니다. 제가 극장을 나오면서 "그래서 뭐가 달라진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갈등이 축적되지 않고 흘러가버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빌런인 AI 엔티티의 동기와 위협이 모호했고, 가브리엘이라는 인물도 강렬하게 각인되지 않았죠. 반면 이번 편은 초반부터 엔티티의 위협 수위를 확실하게 못 박습니다. 전 세계 핵보유국의 핵 발사 버튼을 원격 통제할 수 있는 상황, 이른바 C2 시스템(Command and Control System,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 자산을 통합 지휘하는 체계)이 디지털 AI에 의해 장악될 수 있다는 설정은 실제로 국제 안보 전문가들이 경고해온 시나리오이기도 합니다(출처: RAND Corporation).
편집 리듬도 전작과 확연히 다릅니다. 편집 리듬이란 장면 전환의 속도와 호흡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관객이 영화를 따라가는 피로도와 직결됩니다. 전작은 일부 장면이 느슨하고 일부는 지나치게 급했는데, 이번 편은 타이트하게 가져가면서도 숨 고를 틈을 적절히 줍니다. 적어도 저는 두 군데 다른 상영관에서 봤는데, 두 번 다 집중이 끊기지 않았습니다.
이번 편에서 시리즈의 역사적 맥락을 마무리하는 방식도 인상적이었습니다. 1편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던 인물들이 재등장하고, 3편의 토끼발이라는 맥거핀의 정체가 밝혀지는 등 오래된 떡밥들이 회수됩니다. 맥거핀이란 플롯을 움직이는 도구로서의 소재이지만 그 자체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은 장치를 의미합니다. 히치콕이 즐겨 쓴 개념인데, 이 시리즈가 처음부터 그 개념을 의식하고 설계됐다는 걸 이번 편에서 더 선명히 느꼈습니다.
이 영화에서 저를 가장 사로잡은 지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침몰한 잠수함 세바스토폴 시퀀스의 폐쇄감과 물리적 긴장감
- 엔티티가 통제하지 못하는 아날로그 복엽기를 이용한 최종 추격전
- 1편과의 연결고리를 살린 인물 구성과 토끼발 떡밥 회수
- 그레이스와 패리스가 팀에 완전히 합류하며 완성된 인물 구도
아날로그 스턴트가 만들어내는 날것의 감동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탑건 매버릭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단순히 톰 크루즈가 주연이라서가 아닙니다. 무인전투기가 대세라는 말에 "not today"로 맞서는 매버릭과, 디지털 AI 빌런에 맞서 아날로그 경비행기로 싸우는 에단 헌트의 구도가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항공모함에서 전투기가 발진하는 장면에서는 솔직히 탑건 테마가 들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이번 편에서 가장 압도적인 시퀀스는 단연 침몰한 잠수함 세바스토폴 내부 탈출 장면입니다. 실제로 실물 세트를 물로 가득 채운 뒤 촬영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시커먼 심해의 폐쇄감이 스크린을 통해 그대로 전달됩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VFX(시각 특수효과) 처리가 아닌 실제 환경이라는 걸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게 맞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세트 디자인과 실제 물리 연기가 결합됐을 때 CG와는 다른 질감이 있습니다.
촬영 장비 측면에서도 이 영화는 눈여겨볼 지점이 있습니다. 아리 알렉사 아이맥스, 소니 시네알타 베니스 아이맥스, 베니스 리알토, G캠 E2F6 등 복수의 카메라를 혼용했습니다. 여기서 아이맥스(IMAX) 카메라란 일반 디지털 시네마보다 훨씬 넓은 화각과 높은 해상도를 확보하는 대형 포맷 카메라를 의미합니다. 화질면에서는 필름 아이맥스가 최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기동성 측면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잠수함 내부나 복엽기에 매달린 상태에서는 20킬로그램이 넘는 대형 카메라를 쓸 수가 없습니다. 기동성을 위해 소니 베니스 리알토나 G캠을 투입하는 방식은 화질과 현장성 사이의 균형을 찾는 실용적 선택입니다. 최종 결과물만 보고 카메라 선택을 비판하는 건 그 과정을 모르고 하는 말일 수 있습니다. 영화 기술 전문 매체들도 다중 카메라 운용이 현대 대형 액션 블록버스터의 표준 방식임을 분명히 짚고 있습니다(출처: American Cinematographer).
복엽기 추격 시퀀스도 따로 언급하고 싶습니다. 사용된 기종은 1930년대 후반 보잉 스티어먼 모델 75입니다. 톰 크루즈가 시속 190~200킬로미터로 날아가는 비행기의 고정식 랜딩 기어에 실제로 매달려 촬영했는데, 산소 부족으로 기절할 것 같으면 조종석으로 복귀하길 반복했다고 합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어떻게 찍었지? 라는 생각만 들었고, 그 다음에는 경외감이 왔습니다. 저 연세에 저걸 한다는 사실이 그냥 고맙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가브리엘이라는 빌런은 전작에서는 뭔가 있어 보였는데, 이번 편에서는 까불까불 거리며 도망 다니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에단과의 과거 관계를 충분히 보여줬다면 최종 대결의 무게가 달라졌을 텐데, 그 배경이 너무 얕게 처리됐습니다. 그리고 음악 스코어가 인상적으로 남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장면마다 감정을 쐐기처럼 박아줄 테마가 부재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30년짜리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영화치고는, 그리고 그 마무리를 온몸으로 찍어낸 배우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톰 크루즈와 매쿼리 감독은 시리즈의 완전 종료는 아니라고 했지만, 적어도 에단 헌트라는 인물의 여정에는 묵직한 마침표가 찍혔습니다. 007처럼 배우가 바뀌면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솔직히 회의적입니다. 스턴트에 이만큼 진심인 배우가 또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거든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톰 형님.